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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일기

결산 2015 집밥 프로젝트


제목 참 거창한데 달랑 요리 사진 4장이다.

(인스타에서 블로그로 가져오기 귀찮..)

바야흐로 인스타에 요리 포스팅한지도 어언 1년하고도 3개월이 다 되어간다.


비싸고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먹겠다는 각오에서...

(정확하게 말하면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서)

아무튼, 그리하여 시작한,집밥 프로젝트가 1년 이상 지속되었다. 

그림그리기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내 인생 우선순위 1번,2번,3번이 그림이였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하기도 전에 가스레인지 앞에 서 있고,

맛있는 걸 보면 먹고싶다는 마음보다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 시작했으니,

바야흐로 친구와 나눠먹는 미덕도 생겼다.


그래서 연말 총 결산겸 블로그 포스팅을 시작하려 한다. 

당당히 원카테고리에 입성한 걸 기념하며.

앞으로 1일 1요리포스팅을 목표로 부지런히 해야겄다. 




2015-12-4 인스타 요리일기.  굴스파게티편

"저녁에 굴짬뽕...아니고 굴스파게티 먹음. 샐러리와 굴, 마른홍고추로 육수 만드니 이 날씨에 딱이다."

바로 어제 먹은 굴스파게티. 사실 우리동네 중식맛집 콰이러의 굴짬뽕을 흉내낸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자체 외식의 날마다 찾아갈 정도로 단골이다. 

홈플러스 할인 코너에서 구입한 샐러리와 브로콜리, 양송이버섯 그리고 굴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말린 홍고추를 넣었다.

말린 홍고추는 굉장히 아끼는 재료 중 하나다. 보통 청고추 먹다 남은 것-유독 매운 녀석들을 따로 뽑아 말린다. 육수나 기름파스타 만들 때 주로 사용한다. 

조미료는 후추. 샐러리는 향이 굉장히 강하다. 한약방 재료 같다. 지금도 샐러리 냄새가 방 곳곳에 남아있다. (한약방냄새를 좋아하다니 난 이미 애어른)


개인적으로 샐러리에 넣어서 생으로 먹기보다는 국물요리에 넣어 익혀 먹는게 좋은 것 같다. 

잇몸이 별로 안좋아서인가 점점 부드러운걸 선호하게 된다.






2015-10-30 인스타요리일기 

"저녁도 진수성찬"

볼 때마다 매력적인 색들. 정말정말 좋아하는 색 배열이다. 토마토에 치즈는 그야말로 최고의 조합. 

특히 치즈는 끼리치즈가 최고인 것 같다. 순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

양송이 버섯은 꼭지를 떼고 뒤집어서 프라이팬에 구웠다. 

버섯의 저 국물이 그렇게 깊은 맛을 내는 줄 처음 알았다. 

표고버섯을 제일로 좋아하는데 이 날 이후로 양송이버섯에 순위를 뺏김. 





2015-10-30 인스타요리일기 
"오늘 조식은요~바나나/바나나머핀/노랑파프리카/토마토 되겠습니다~앗 커피 내리는 걸 깜빡."

동네 마트 할인코너에서 건진 바나나로 머핀을 만들었다.

남은 건 다음날 아침으로 먹었다. 브로콜리와 토마토도 함께. 커피가 없어서 너무나도 아쉬웠음.



베이킹 시작한지 1년 째. 


처음 시도한 종목이 타르트 였다. 지금도 그 나무껍질 맛을 잊을 수 없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베이킹은 못 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매일 나폴레옹에서 만원씩 쓰던 시절에는 -저렴이 빵을 사먹던가, 홈베이킹을 하던가, 아니면 최악의 상황은 빵을 끊는 것 이 셋 중 택해야했다. 

왜냐면 집밥을 먹다보니 입맛이 싱거워져서 시중에 파는 음식, 빵 종류들이 너무 달게 느껴졌기 때문. 


그리하여 홈베이킹의 세계에 들어갔고 예상대로 매일이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중 6개월이 되는 어느날 기적이 찾아왔다. 차츰 빵의 윤곽이 잡히는가 싶더니, 2개월이 더 지나자 맛과 모양이 얼추 정상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 후, 지금까지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도 베이킹이 어렵고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맛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맛이 있다'가 아니다. '맛은 있다'라는 거다. 

즉, '맛은 존재한다'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2015-10-220 인스타요리일기 
"왠지 된장국 끓여야 할 날씨."
이날 초미세먼지를 비오는 날로 착각하여 된장국을 끓였다.  마음은 꿀꿀한데 요리는 잘 나옴.

이 된장국은 표고버섯으로 국물을 냈다. 생강님의 레시피를 참고. 





나는 요즘 채식요리에 관심이 많다.


고기는 가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먹는다. 약속이나 모임에서 혹은 기념일 정도. 
마트에서 고기 산 적이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다.

고기요리는 엄마가 두 달에 한 번 보내주는 고기로 만든다.
육류요리는 설거지가 어렵다. 주로 식사를 집밥으로 해결하는데 고기요리 후에는 항상 기름 범벅이다. 게다가 비윤리적인 육류 생산도 신경쓰인다. 그래서인지 점점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뀌는 것 같다. 
사실 도시에 살면서 완전한 채식은 힘들다. 사회생활을 하면 더더욱 어렵다. 
친구나 직장 동료와 함께 밥을 먹으러갔는데 매번 '나 채식주의자니 이유는 묻지 마시오.' 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죽을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괜히 유난떠는게 아닐까, 그래서 적당히 타협하기로 했다. 
가급적 육류 소비를 줄이자. 집에서는 채식하자. 밖에서는 티내지 말자.    
그래서 고기없이 풍성한 식탁 만드는 법을 연구 중이다.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 중에 하나가 요리와 베이킹인데, 둘 중의 우선순위는 베이킹이다. 

나를 위한 요리보다 더 행복한게 타인을 위한 밥상을 차릴 때다. 정성스레 요리한 음식을 맛있게 먹어줄 때 기쁨이 두 배가 되는 것 같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누군가와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 그 요리를 내가 만들 수 있어서 난 참 행운아다. 오늘 새삼 내 손이 고맙다. 

감사의 말을 전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하련다.


''따뜻한 한 끼 먹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함께 먹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그리고, 농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끝으로, 

"지구야. 아프지마. 내가 잘할께."



-2015년 12월 5일

 취업이력서 쓰다가 마감일 놓쳐서 지원 못하는 바람에 실망감을 안고 이대로는 잠 못잘거 같아 포스팅으로 급보상 받으려는 심리에 착안하여. (뭔소리임)

뭐, 나름 만족스럽다. 오랜 숙원 포스팅을 끝냈으니 이제 자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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